2020학년도 로스쿨 입시와 관련해서 서강대 로스쿨에서 1차 서류합격자 명단을 발표하였다가 지원자로부터 이의제기를 받고 다시 확인한 결과 엑셀수식에 오류가 있는 점이 확인되어 이를 사과하면서 1차 합격자를 정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미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만족하며 학업에 매진하고 있는 입장이고 딱히 서강대 로스쿨의 입시문제에 참견할 위치는 아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1년 전 입시를 치렀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강대 로스쿨은 종전에 발표한 1차 전형 합격자와 엑셀수식의 오류를 정정하여 새로이 확정한 1차전형 합격자 모두가 2차 면접전형에 응시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옳다.
로스쿨 입시관계자들이라면 주지하다시피 1차 서류전형의 합격 여부는 2차 면접전형을 치르기 위한 관문인 동시에 1차 전형의 점수가 2차 전형의 점수와 합산되어 결국 최종선발자를 확정하는 기능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1차 전형 합격자 확정에 오류가 있었을 때, 오류의 수정 전 후 합격자를 모두 면접에 응시토록 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불합리한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단지 면접진행의 총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질 뿐이고, 또 오류가 없었을 때에 비해 최종선발의 경쟁률이 다소 올라가는 정도에 그칠 뿐입니다.
우선 면접진행의 총시간이 예정보다 길어진다는 것이 면접위원들에 일부 부담스런 점은 있겠습니다만, 그 부분은 1차 전형의 관리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한 서강대 로스쿨 측의 책임사항일 것이고, 서강대 로스쿨 측에서 그 부담의 감소를 위한 추가 면접위원의 선임 등으로 대응하면 될 일입니다.
다음으로 오류가 없었을 때에 비해 최종선발의 경쟁률이 다소 올라간다는 것에 대해 오류가 없었을 경우의 1차 전형 합격자들이 불만을 가질 수는 있겠으나, 그 불만이라는 것은 "자신이 2차 면접전형을 망치고 원래라면 2차 면접전형에 응시할 수 없었을 지원자들이 면접전형을 훌륭히 마쳐 합산점수에 의해 최종선발의 합불이 엇갈릴 위험"이 생겨난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2차 전형의 응시자는 최종선발 정원의 3배수에 이르는 것이 보통인 점에서 본다면, 그러한 엇갈림이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적을 것입니다. 그러니 똑같이 힘겨운 로스쿨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의 입장에서 입시전형관리측의 잘못으로 황당한 상황에 처하게 된 다른 지원자들에게 그 정도 배려는 해주어도 좋은 것이 아닐까요?
한편, 장기적으로는 로스쿨입시 전형의 평가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원자들이 자신의 입시전형 점수와 합격기준점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과 같은 이의제기는 거의 봉쇄되며, 심지어 입시관계자가 의도적으로 상황을 은폐하고 이의제기를 배척할 경우에 대한 감시나 견제장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서강대 로스쿨 입시관계자가 엑셀 오류를 시인한 것은 그런 점에서 (잘못은 있으나) 정직하고 용기있는 행동이지만, 다른 로스쿨 입시관계자도 그러한 정직함과 용기를 가졌을 것으로 막연히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로스쿨 입학은 우리 사회에서 법률가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로스쿨 입시절차에 대해서는 그 담당자들의 선량한 심성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보다 투명하게 운영되는 제도적 장치들이 확보되어야 하며, 그런 제도적 장치들이 확보되지 않는 것이야말로 로스쿨제도에 대한 사회의 비난과 의구심의 근원이 된다는 점을 법무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기타 로스쿨제도의 도입과 운영에 책임있는 분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하다면 법학전문대학원학생회와 변호사협회에서도 이 부분의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할 테고요.
ㅡ 2019.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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