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군 경희대 로스쿨의 서류전형 탈락으로 면접은 부산대 로스쿨에서 1회 밖에 치르지 못했고, 부산대 로스쿨에서도 저는 예비 2차로 겨우 합격했을 뿐이므로 제가 면접에 대해 그리 많은 이야기를 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서류탈락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경희대 면접준비를 열심히 하면서 <딜레마>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졌으니 이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느낀 바로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지, 그 <답>을 구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딜레마>에 대한 면접을 준비한 바에 따르면 <딜레마>에 대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답>이 아니라 <딜레마가 딜레마로서 존재하기 위한 조건> 혹은 <딜레마를 예방하기 위한 조건> 쪽 같았습니다.
예를 들어 甲이라는 사람이 홍수로 제방이 무너져 마을이 수몰될 위기상황인데, 수문을 열면 마을이 수몰되지 않으나 하류에 있는 甲의 가족들이 방류된 물에 휩쓸려 피해를 입고, 반대로 수문을 닫힌채 놔두고 甲이 자기가족을 피난시키러 떠나면 마을은 수몰되고 만다는 상황이 주어진다고 해 봅시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선택1: 甲은 마을을 수몰시키지 않기 위해 가족을 희생시켜야 한다.
선택2: 甲은 가족을 피난시키기 위해 마을이 수몰되는 것을 방관해야 한다.
...이라는 2개의 선택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만약 甲에게 乙이라는 친구가 있다면 甲은 乙에게 자기 가족을 피난시켜 줄 것을 부탁하고 수문을 열거나 또는 乙에게 수문을 열 것을 부탁하고 자신은 가족을 피난시키러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위 상황이 <딜레마>가 되려면 "甲은 그 누군가의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고립된 상황이다"라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은 다른 유형의 딜레마에서도 대체로 요구됩니다. 그래서 가령, 두 아이를 동시에 수술할 수 없는 의사가 누구를 살려야 하느냐, 라는 질문은 신뢰할 수 있는 다른 의사가 있다면 <딜레마>로서의 의미를 상당히 잃게 되는 것이죠.
비록 출제자가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서 문제를 내는지, 혹시 적당한 <딜레마> 상황을 제시하고 그에 대해 수험생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통해 면접점수를 평가하려는 정도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그럼에도 <딜레마>에 대해 <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주어진 상황을 <딜레마>가 아니게 할 수 있는 조건은 없는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삶에 있어서도 나름의 가치가 있는 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ㅡ 2019.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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